왕 되신 하나님의 통치가 확장되기를 바라기에 기도한다.

(“나라가 임하시오며”)

몇 해 전, 목회자 훈련을 위해 남미에 간 적이 있다. 에콰도르 어느 대도시의 한 목회자 사무실에 앉아서 30분 뒤에 할 설교를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하이메 목사는 내게 커피를 권하고는 자기 교회 건물의 내력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보통은 설교 전에 외국의 부동산 거래 사연을 듣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아서) 처음에는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얼마 안 있어 그의 이야기에 푹 빠져 버렸다.

하이메 부부는 동네에 있던 나이트클럽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좋지 않는 영향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동네 청소년이 나쁜 길로 빠지고, 가정이 파괴되었으며, 범죄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였다. 부부는 나이트클럽이 문을 닫게 해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5년 동안 꾸준히 기도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의 은혜로 나이트클럽이 망했다. 이후로 나이트클럽이 있던 건물은 2년간 비어 있었다.

그사이 하나님은 하이메가 사역하는 교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계셨다. 교회는 하이메 목사 가정을 파송하여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디서 모여야 할까? 하이메와 교회 식구들은 더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장소를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다. 방치되어 있던 나이트클럽 건물이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이메는 건물주에게 가능성을 타진하고 복음을 전하고 나서 호가의 절반에 건물을 매입했다. 전에 나이트클럽이었던 곳에서 이제 교회가 모인다. 지역 사회에 복음을 선포하고, 가족 관계를 든든히 하며,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에게 다가간다. 지역의 범죄도 줄어들었다. 하나님은 어둠의 소굴을 그리스도의 나라 대사관으로 바꾸셨다. 하이메 부부는 나이트클럽이 문을 닫고 자신들의 사역을 통해 복음이 진전되기를 기도하면서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기도했던 셈이다.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을 세우시기 위해 인류 역사 내내 일하고 계신다. 이 땅의 제국들은 흥하고 망하지만, 하나님 나라는 영원하다. 땅의 제국들은 국경이 정해져 있지만, 하나님 나라는 모든 족속과 언어와 나라에서 온 모든 사람을 포괄한다. 예수님은 그분의 교회를 세우고 계시며, 지옥의 문들이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16:18 참조). 당신이 에콰도르에 살든, 미국에 살든, 대한민국에 살든 마찬가지다.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기도는 하나님의 노전하신 통치가 이 땅에 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 이것은 왕이신 예수님 앞에 엎드리고 우리 자신의 나를 포기하는 기도다. 땅의 나라들이 덧없으며 역사에서 그 나라들의 진정한 자리를 인정하는 기도다(시2편; 단2장 참조). 잃어버린 자들에게는 구원을, 하나님의 원수들에게는 심판을 간구하는 기도다. 주기도문을 통해 우리는 그분이 어둠의 세력을 타파하고 빛의 나라를 앞당겨 주시기를 기도한다. 우리가 자녀를 키우고 이웃과 대화할 때 그 나라를 염두에 두고 살아갈 수 있게 도와 달라고 간구한다.

또한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기도는 우리가 그 나라가 궁극적으로 오는 것을 내다볼 수 있게 도와준다. 당신이 이 장을 읽기 시작했을 때보다 더 가까이 와 있는 그 나라가 온전히 임할 때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모든 눈물을 그〔우리〕 눈에서 닦아 주〔신다〕”(계21:3-4).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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