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도한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하나님은 우리의 입양 서류에 서명하시고 우리를 가족으로 맞아들이신 후에는 영적 전쟁을 위한 징병 서류에 서명하신다. 우리는 때어나면서부터 영적 전쟁에 뛰어들지만, 성령님이 우리 눈을 열어주시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보지 못한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는 우리가 내면에서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벧전2:11)과 싸우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기도다. 이 간구는 유혹을 받을 때 우리의 육신과 의지가 연약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간구는 죄가 우리를 현혹하기에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지〔는〕”(엡6:10) 것뿐임을 일깨워 준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많은 사람의 삶에서 뜻밖에 끔찍한 존재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사도 바울은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10:12)라고 경고한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시험을 허락하지 않으시며 피할 길을 내신다는 그분의 약속을 떠올리게 해 준다(고전10:13 참조).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는 기도는 외부의 적과 싸우는 전투도 떠올리게 한다. 이 구절을 “악한 자에게서 구하시옵소서”라고 옮긴 번역도 있는데, 여기서 악한 자는 사탄을 가리킨다. 사탄은 하나님의 백성과 그들이 드리는 기도를 싫어한다. 그래서 우리가 기도하지 못하게 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악에서 구해 달라는 기도는 모든 영적 존재보다 뛰어나셔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다(엡1:20-21; 골1:16 참조).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점점 더 많아져서 끊임없이 우리에게 부어지고, 마침내 우리가 모든 악에 승리를 거두기까지 채워지기를” 바라는 소망을 표현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악한 영의 권세와 원수의 인간 졸개들로부터 구해 주셔야 한다. 그들은 우는 사자가 먹이를 찾듯이 우리를 잡아 삼키려 한다(벧전5:8 참조). 시편은 원수에게서 구해 달라는 기도로 가득하고(시35:59; 140; 143편 참조), 사도 바울은 자신이 인간 원수에게서 구함을 받을 수 있도록 동료 신자들에게 반복해서 기도를 요청했다(롬15:30-33; 고후1:8-11; 살후3:1-5 참조). 그러니 왜 우리만 악의 세력에서 면제되었다고 생각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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