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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탄을 버리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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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탄을 버리게 하옵소서


첫 기도


이제 기도의 황금 문을 열고 들어가 아굴을 만나 보자. 그곳에서 아굴은 무릎을 꿇고 이렇게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이여, 나로 하여금 허탄을 버리게 하옵소서.

이 첫번째 기도는 자신의 삶을 헛살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아굴은 인생에 대해 올바로 알았던 지혜자였다.


허탄한 것


- 공허, 허무(시24:4)

- 증기, 숨(렘2:5)

- 행함이 없는 믿음(약2:20)

- 곡식이 전혀 없는 땅(약2:20)

- 노예가 일을 하지 않아 소득이 전혀 없는 것(약2:20)

- 허풍으로 부풀린 헛된 말(엡4:17; 벧후2:18)


허탄은 사람, 땅, 우상, 말, 성품 등에 두루 사용되었다. 사람에게 이 말이 사용되면 그는 근거 없는 말과 메시지로 현혹하는 사람이다. 땅에 이 말이 사용되면 그 땅은 황무해서 아무 소출도 내지 못하는 메마른 곳이다. 말에 사용되면 그 말은 속이는 허풍이다. 우상에게 사용되면 그 우상은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을 파멸로 이끈는 것이다. 허탄은 무엇이든지 믿을 수 없고, 비실재적이며, 거짓되고, 우리를 실망시키는 존재나 상태를 가리킨다.


현세적인 영성


허탄을 버리게 해달라는 간구는 무슨 뜻인가? 그룻된 생각이나 행동을 하지 않고 현실에 충실하며 하나님을 잘 섬기게 해달라는 간구다. 자신을 과장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하면서 살게 해달라는 간구다. 말끝마다 허풍을 떠는 자가 아니라 평생 동안 하나님을 우러르며 최선을 다하는 내실 있는 신앙인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 기도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현실의 문제나 고통을 부정하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하나님과 하루하루 대면하면서 살아가게 해달라는 기도다. 유진 피터슨은 이것을 현세성(earthiness), 현세적인 영성(earthy spirituality)이라고 했다. 이것은 세속성(secularity)과 다르다. 현세성은 현실을 인정하나 그것에 물들지 않고 믿음을 지키며 하나님 앞에 살아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세속성은 현실 속에 함몰되어서 신앙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도를 초현실에 이르는 탈출구로 생각한다. 기도를 많이 하면 비현실적인 사람이 된다고 한다. 이것은 속세를 등져야만 영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것만큼이나 어리석다. 우리는 기도할수록 현실적인 사람이 되며, 현실적일수록 더 영적인 사람이 된다. 기도자는 몽상가가 아니다. 기도자는 꿈을 꾸지만 현실의 토대 위에서 현실을 변혁시킬 꿈을 꾸는 것이다. 그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언제든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모든 사람은 꿈을 끄지만 다 똑같은 꿈이 아니다. 밤에 먼지 쌓인 마음의 한구석에서 꿈꾸는 자는 아침에 일어나면 그것이 헛된 꿈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한낮에 꿈꾸는 사람은 위험한 인물이다. 그들은 두눈을 크게 뜬 채 그 꿈이 이루어지도록 실제로 행동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주님은 비실재, 곧 유령으로 이 땅에 오시지 않고 살과 피를 가진 육체로 이 땅에 오셨다. 눈물과 땅을 흘리셨고, 포도주를 마시고 떡을 드셨다. 제자들이 잘 이해할 수 없는 천국 비유를 말씀하셨지만 세금 문제, 안식일 준수, 혼인과 이혼 등 실생활에 밀착된 주제들도 말씀하셨다. 그분은 성령의 사람이셨지만 동시에 평범한 인간이셨다.


예수님이 목수로 일하실 때 구부러진 못을 펴는 데 성령의 능력을 사용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굴은 실제적인 그리스도인이었다. 허탄을 버리게 해달라는 아굴의 기도는 뜬구름 잡는 기도가 아니라 현실과 마주 대하면서 그 현실을 극복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이 땅에서 자신의 모든 문제를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가겠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거창하거나 영웅적인 것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 속에서 발견된다. 가정과 직장에서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하나님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디서도 하나님을 찾을 수 없다.


생활비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가? 자녀가 고집을 부리는가? 치통, 불의, 결혼, 아품을 놓고 구하는 것, 육체적으로 건강할 수있도록 구하는 것, 어떤 일에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서게 해달라고 구하는 것, 다른 사람들에게 관대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고 관대한 마음을 달라고 구하는 것, 시험을 당할 때 이길 힘을 구하는 것, 악한 세상에서 살아나갈 힘을 구하는 것 등등 우리의 기도 중에서 실제 삶과 관계되지 않는 추상적인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참된 기도자가 되길 원하는가? 빨래하면서, 교통 체증 속에서, 일상 생활 속에서 기도하는 자가 되라.


헛되고 헛되니


허탄은 도덕적으로 건전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또 윤리적으로 가치가 없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허탄한 것은 이렇다.


- 성적 방송, 무분별, 부주의, 무책임

- 지적 유희, 헛된 상상, 소모적인 논쟁, 유언비어

- 자기 자랑, 무자비, 경박함

- 사치, 게으름, 비난, 허위


성도에게 유익을 끼치지 못하고 교회의 덕을 세우지 못하는 것들은 다 허탄하다. 세상이나 세상 것들을 사랑하는 것, 쓸데없는 논쟁에 휩쓸려 정력을 소모하는 것도 허탄하다. 바늘 끝에 천사가 몇 명이나 앉을 수 있느냐? 침례가 맞느냐, 세례가 맞느냐? 고 다투는 것, 경건하지 못한 말들, 덕을 세우지 못하는 행위들은 다 허망하다. 전도서의 가르침대로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가 쌓은 인생의 모든 수고는 바람을 잡으려는 것처럼 헛되고 헛되다. 요한은 이것을 세 가지로 요약해서 이생의 자랑,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이라고 했다. 바울은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라고 했다(딤전4:7).


아굴은 이같이 무의미한 삶에서 자기를 구원해 주기를 간구했다. 아굴은 가치 없는 것에 인생을 허비할까봐 걱정했다. 그는 무가치하고 비생산적인 것에 소모할 만큼 자기 인생이 길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이 참된 지혜였다.


우리는 예수 안에 있기 전에 이방인들처럼 허탄한 것을 좇아서 열매 없는 삶을 살았다. 피조물들이 허탄한 것을 좇아 굴복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롬1:21, 8:20). 헛된 것을 추구하면 인생을 헛살게 된다. 무명의 그리스도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주여 나를 도우사 세월 허송 않고서

어둔 세상 지낼 때 햇빛 되게 하소서.


바른 영성


우상은 허탄하다. 우상은 실재하지 않지만 사람을 현혹해서 노예로 삼는다. 예레미야는 우상을 허탄한 것이라고 했다(렘2:5). 이사야는 바람 같다고 했다. 우상이 허탄한 이유는 영적 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상은 사람이 만든 무익한 것이다. 코가 있으나 냄새를 맡지 못하고 눈이 있으나 보지 못하고 귀가 있으나 듣지 못한다. 우상은 신기루와 같다. 목마른 여행객을 끌어 들였다가 결국 허무하게 죽게 만드는 신기루.


허탄을 버리게 해달라는 아굴의 기도는 우상을 버리고 평생동안 하나님만 섬기게 해달라는 뜻이다. 그것은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자기와 자기 집은 모직 여호와만 섬기겠다던 다짐과 같다. 아굴은 이방인처럼 이 신, 저 신 옮겨 다니며 자기가 믿는 신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만신전(萬神殿)이 아니라 시온성에서 여호와만을 섬기려고 굳게 마음먹었다.


겸손


이사야와 예레미야 시대에는 거짓 선지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입에 돈을 물려주면 백성들에게 평강을 외쳤다. 입에 물 것이 없으면 저주를 선포했다. 하나님의 말이 아니라 자신들이 임의대로 본 것을 말했다(겔12:24). 그들의 말은 미친 광풍과 같고 안개와 같았다. 하나님은 그들의 메시지를 허탄한 것이라고 했다(겔13:8;슥10:2).


지혜자 아굴은 하나님이 깨닫게 해주신 것만 말하기로 작정했다. 그가 만약 선지자였다면 하나님이 주신 말씀만 정직하게 선포하였을 것이다. 그는 하나님이 정해주신 한계 이상을 넘지않는 겸손한 사람이 되려고 했다.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치 아니하고 내 눈이 높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일과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을 힘쓰지 아니하나이다"(시131:1).


현대판 우상


우리의 신앙 생활에서도 허탄한 것이 있을 수 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은 우상과 같이 허탄한 것이다. 야곱은 탐심이 우상 숭배라고 직격탄을 날린다. 무엇이든 하나님과 경쟁하는 것은 다 우상처럼 허탄한 것이다. 사탄은 우리의 마음속에 온갖 종류의 종교적 허탄을 뿌려 놓고 도망간다.


- 큰 자가 되려는 욕망

- 섬김을 받으려는 욕구

- 목회의 성공으로 칭찬받으려는 마음

- 자신의 영적 능력 이상을 나타내 보이려는 생각


영적으로 허탄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기 자랑, 성령의 은사 부풀리기, 알지도 못하는 신학이론 말하기, 신앙 경력 뻥튀기기......이것들은 다 사탄의 허탄한 속성에 감염된 징후다.


예수님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었다. 바리새인들은 율법에 열심이 있었으나 인애가 없었다. 사두개인들은 종교 귀족이었으나 천사의 존재와 부활을 부인함으로써 영성을 잃어 버렸다. 제사장들은 교권(敎權)의 지팡이를 쥐었지만 공의를 짓밟았다. 그들은 속에 썩은 시체를 감추고 있는 회칠한 무덤이었다. 그들은 하나님을 속이고 이웃을 실망시켰다. 한마디로 허탄한 자들이었다.


이들 뿐인가? 마술사 시몬은 돈을 주고 성령을 사려고 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재정 문제에 부정직했다. 아간은 도둑질한 것을 숨겼다. 이들은 행함이 없은 믿음을 가진 허탄한 사람들이었다(약2:20).


구할 것과 구하지 말 것


아굴은 종교적인 허울뿐인 위선자가 되길 거부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투명한 사람이 되길 원했다.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나 달란트를 썩혔다가 주인을 실망시킨 무익한 종을 그는 혐오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고, 해야 할 것을 하는 것,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되지 않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이 되는 것, 구하지 않아도 될 것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과 그 영광을 위해 꼭 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간구하는 것이 허탄을 버리는 길이다.


영원할 수 없는 물질적 부를 추구하면서 거기에 의지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명성과 지위를 구하는 것도 헛된 일이다. 세상이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 좇고 가져서는 안 될 것, 즉 지금 얻으면 나중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을 탐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현재의 삶에만 초점을 두고 미래의 삶을 내다보지 않는 것은 헛된 일이다. 순간의 기쁨을 위해 살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영원한 기쁨을 간절히 바라지 않는 것은 헛된 일이다.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딤전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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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선교 후원 : 토스뱅크 1000-0199-7978 (김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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