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회개
컨텐츠 정보
- 903 조회
본문
신약의 회개
신약에서 ‘회개’란 명사(metanoia)와 ‘회개하라’란 동사(metanoeo)는 각각 24번과 34번 등장한다. 회개의 가장 흔하고도 널리 인정되는 정의는 ‘생각의 변화’다. 하지만 여기서 머물면 회개의 진정한 힘을 놓칠 수밖에 없다.
《베이커 성경 백과사전》 (Baker Encyclopedia of the Bible)는 회개가 “개인의 계획이나 의도, 신념의 변화라기보다는 악한 행동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전인격적’ 변화”라고 말한다.
여기서 ‘전인격적’이란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생각이 변해도 온전한 확신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학자들은 ‘전인격적’이란 표현을 통해 회개는 단순히 생각이나 정신의 변화가 아니라고 말한다. 《렉스햄 신학 단어집》 (The Lexham Theological Wordbook)은 회개가 “생각과 의지를 죄에서 하나님께로 다시 향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회개는 분명 생각의 변화를 포함하지만 더 깊은 차원까지 들어가 의지와 감정의 변화를 수반한다. 회개는 우리 존재의 깊은 곳으로 뚫고 들어가 존재의 중심으로부터 굳은 확신을 일으킨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마15:19-20).
자발적이든 습관적이든 우리의 행동은 존재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다. 참된 회개를 위해 필요한 것이 생각의 변화가 전부라면 예수님은 이런 행동이 우리의 생각에서 나온다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 즉.”(잠23:7) 내면 깊은 곳에서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의 행동이나 반응을 통제하고 우리의 사람됨을 결정한다.
물론 행동으로 사람됨까지 평가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들의 열매(행동)로 그들을 알지니”(마7:16). 우리는 의도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정의된다.
바로 여기에 복음의 진정한 힘이 있다. 복음은 내면 깊은 곳을 바꿔 우리의 행실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복음에 진정으로 영향을 받으면 단순히 생각이 바뀌거나 감정으로 충만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 깊은 곳이 바뀌어 진정한 행동의 변화로 표출된다.
회개는 진리에 눈을 떠서, 우리의 철학이나 행동이 창조주와 다르다는 사실을 존재 깊은 곳에서 철저히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진정한 깨달음은 시각의 변화만이 아니라 바람과 행동의 변화로 이어진다. 하나님의 뜻에서 어긋난 것을 바라고 사랑하던 사람이 그것을 버리고 심지어 미워하기로 깊이 결단하게 된다. 회개는 진정한 겸손이며, 겸손은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로 가는 문을 열어 준다. 이 은혜는 우리로 하여금 경건한 삶을 살 힘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