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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기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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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고고학의 기둥- 토기

토기 이야기 1 


1. 들어가는 말


성지와 관련된 고고학적 연구(지표조사와 발굴)를 뒷받침하는 큰 기 둥 두 개가 있다. 이 기둥 위에 실행하는 단계에 필요한 것은 사람과 재정이지만 그 기저에 자리잡고 있는 두 개의 기둥 없이는 성서고고학이 이루어질 수 없다. 첫째 기둥은 성경이다. 성경은 21세기 현재 고고학적 연구를 하는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역사적 인물과 사건, 인명과 지명, 문화 등 이스라엘 역사를 재건 하는데 반드시 참고해야 할 자료라 할 수 있다. 둘째는 유적과 유물이다. 과거 사람들이 남겨 놓은 것 중 움직일 수 없는 것을 ‘유적’이라 하고, 움직일 수 없는 것을 ‘유물’이라 한다. 성문, 성벽, 궁전, 성전, 집터, 무덤 등이 유적에 속하고, 무기, 반지, 맷돌, 옷핀, 실추 등이 유물에 속한다. 고고학은 본질상 물질문화를 바탕으로 과거를 밝히는 학문이므로 과거의 사람들이 남겨 놓은 무언가가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면 연구할 수 없다.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과거 사람들이 남겨 놓은 것을 가지고 성서고고학 연구를 한다.


고대인들이 우리에게 전수한 유적과 유물을 통틀어 이 모든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 한다면 스스럼없이 ‘토기’라 말할 수 있 다. 왜냐하면 성지와 관련된 모든 고고학적 연구의 출발이 토기이며, 고고학적 연구 결과물에 대한 해석의 바탕도 토기이기 때문이다. 유물을 바로 해석하기 위하여 고고학적 문맥이 중요한데 그 고고학적 문맥의 연대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서를 다른 어떤 것보다 토기가 우선적으로 제공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본적 이유는 고대인들이 토기를 가장 많이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어떠한 유적터에서 다른 유물은 발견되지 않는데 토기는 발견된다.


그렇다면 고대인들은 왜 다른 유물보다 더욱 토기를 남겼는가? 그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 하나는 토기가 흔한 것이기 때문이며 또 다른 하나는 운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토기는 고대인들이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전쟁이나 기근 등의 이유로 정착지를 떠날 때 금속으로 된 그릇들, 장신구들, 다른 유물들은 들고가지만 토기는 남겨 놓았다. 이동한 정착지에서도 토기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며, 토기는 부피와 무게가 있기에 운반하기에 용이치 않아 정착민들이 떠난 자리에 토기는 남아 있었다. 이렇게 남겨진 토기가 성서고고학 연구의 주재료이자 출발점이 된 것이다. 고대인들이 하찮게 여겼던 토기가 현대의 성서고고학 연구에서는 가장 귀한 근본이 되었고, 뒷받침하는 기둥이 되었다!


2. 토기 제작- 준비 과정과 제작


토기는 정착 생활을 한 이래 파생한 문화이다. 정착 생활을 하며 생산된 양식을 저장하기 위하여 용기가 필요하였으며, 흙으로 만들 수 있는 그릇, 즉 토기가 제작되었다. 토기 제작 역사 초기에는 여인들이 가내용으로 토기를 제작하였지만 구약시대에는 누구나 집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토기장이가 전문적으로 만들었다.


성경 시대에 토기는 주로 토기장이가 만들었다. 토기장이는 토기를 만들기 위하여 세 가지 요건을 고려하였다. 흙, 물, 그리고 불이다. 토 기장이는 우선 토기의 주재료인 흙을 위하여 주변에 좋은 흙이 있는 곳을 찾아내야만 했다. 토기장이는 흙을 채취한 후 그것을 바로 쓰지 않고 체로 쳐서 이물질이 없는 고운 진흙 상태로 만들어야 했다.


고운 진흙이 마련되면 토기장이는 이것을 물과 함께 섞어 반죽을 한다. 따라서 토기가 만들어진 곳에는 반드시 물을 공급할 수 있어야 했 다. 조선 시대의 관요(관청에서 관리하는 토기 제작소)가 강 또는 하천 주변에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이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진흙과 물로만 반죽하여 만들어진 토기는 이후 갈라진다. 아무리 좋은 진흙이라도 그것만으로 온전한 토 기를 만들 수 없다. 갈라짐을 방지하기 위하여 ‘비짐’이라 칭하는 작은 물질들인 석영, 토기 가루 등을 섞어 반죽을 한다(반죽된 이후의 색깔은 당연히 흙색이지만, 붉은 색을 띠게 되어 마치 피색깔, 즉 혈색과 유사하다. 하나님을 토기장이로 비유한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아무튼 물로 반죽한 진흙은 이제 토기장이에 의하여 원하는 토기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토기장이는 반죽한 진흙 한 덩어리를 떼어 내어 작업판에 올려 놓고, 물레를 돌려 원하는 형태를 만든다. 간혹 물레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만든 토기들도 구약시대의 유적지에서 발견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물레의 회전판으로 돌려서 만든다. 따라서 물레를 거쳐 만들어진 토기들은 크든 작든 상관 없이 기본적으로 원형 형태를 지닌다. 토기장이가 물레에서 만든 그릇 가운데 각지거나 모난 토기는 없다. 토기 안쪽을 살펴보면 반죽 한 흙이 회전판에서 돌아가면서 토기장이의 손길로 형태를 만든 흔 적을 볼 수 있다. 이 흔적은 토기가 깨진 채 발견되었을 때 복원할 중요한 단서가 된다.


토기장이의 손길로 만든 토기는 바로 굽지 않고 그늘진 곳에서 가죽 상태처럼 굳어질때까지 말린다. 토기장이는 말린 토기를 토기 가마로 옮겨 쌓아 올린다. 적재시 주어진 공간에 가능한 한 많은 토기를 한 번에 구워야 하기에 토기의 크기에 따라 공간을 배치한다. 적재가 끝나면 토기장이는 가마에 불을 지펴 토기를 굽는다. 굽는 과정에서 토기장이는 가마의 온도를 일정하게, 일정 기간 동안 유지하기 위하여 화재 연료를 준비해 놓아야 한다. 토기는 가마의 온도에 따라 경도가 달라지기에 토기장이는 미리 가마의 위치(통풍이 잘되는 곳)와 형태(수직 또는 터널형 등)를 생각하여 제작하며, 이와 함께 앞서 언급 한 가마의 화재 연료와 굽는 시간을 생각하여 굽기 과정을 진행한다. 구울 때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토기는 더욱 강해지며 맑은 소리를 내는 양질의 토기가 제작된다. 토기는 보통 700-800도에 굽는다. 성지 발굴에서 간혹 1,100-1,200도의 온도에서 구운 토기는 높은 질을 보여주는데 미케네 등지에서 수입된 토기가 대표적 예이다. 이스라엘은 가마 화재 연료가 제한되었기에 높은 온도에서 구워진 토기 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위 제작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진흙이 토기가 되기까지 반드시 필요 한 과정이 있다.

1) 진흙은 반드시 체질을 해야 하며,

2) 진흙은 반드시 물과 함께 반죽을 해야 하며,

3) 진흙은 반드시 토기장이의 손을 거쳐야 하며,

4) 진흙은 반드시 불에 구워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위의 과정을 모두 거쳐 온전한 토기 형태로 구워졌다고 해서 모두 쓰이는 것은 아니다. 흠집이 있는 것이나, 과정 가운데 공기가 들어가 부풀어 올라 기형 형태가 되었거나, 갈라진 것은 모두 파기된다. 토기장이의 손에 의해서!


3. 나오면서


성경은 몇 번에 걸쳐 하나님과 하나님의 역사를 토기장이에 빗대어 소개한다(사 29:16; 30:14; 45:9; 렘 18:6; 19:11). 반면, 하나님을 금속 장인 또는 대장장이로 소개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왜 그럴까?


(사 64:8) 우리는 진흙이요 주님은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니이다. 


우리를 진흙이라 말씀하신 하나님은 진흙으로 만들어진 그릇들, 토기를 우리에게 남겨 놓아 하나님의 역사와 말씀을 연구하게 하신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것들이 후대 시대에 아주 요긴하게 쓰일 귀한 것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할 때 하찮은 것을 하찮지 않게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후기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토기는 대부분 깨져서 발견된다. 수백 개의 토기가 좁은 방안에서 발견된다. 발굴자는 복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복원 전문가에게 토기 조각들을 모두 보낸다. 복원 전문가는 우선 토기 조각들을 건물별, 방별로 구분하고, 관련된 토기 조각들을 모두 탁자 위에 올려놓아 토기 조각을 하나하나 맞추고 아교로 붙여 서 마침내 고대 형태로 복원한다.


복원된 토기 형태를 보면서 그 당시 그 토기를 사용하였던 이들의 모 습을 상상하곤 한다. 이 그릇은 물을 따르고, 이 접시 위에는 빵을 올려 놓아 식구들이 함께 식사하는 모습, 고대인들의 일상생활이 떠오른다. 다음 호에서는 구약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형태의 토기를 사용 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출처, 성경과이스라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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